※글 분위기가 많이 어두우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잘 왔어.” 넓은 사무실 안에서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창을 등지고 선 낯선 여자가 미소 지었다. 새빨간 머리칼, 새빨간 입술, 그리고 벨이 받았던 새빨간 편지봉투. 사람이 누워도 될 법한 커다란 책상 위엔 깔끔한 글씨체가 새겨진 명패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빛난다. 에리얼. 평생 부족한 것...
화려한 불빛과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가득 들어찬 연회장. 길게 늘어진 테이블 위로 온갖 산해진미와 술들이 앉은 이들을 먹음직스럽게 유혹했지만 그 누구도 감히 손댈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눈치만을 보고 있었다. 헤이즐넛 열매가 담긴 듯한 옅은 갈색 눈동자와 그보다 더 진한 색의 머리칼을 가진 여자. 사막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이 거대한 나라의 술탄, 벨 오하라가...
벨 오하라. 새로운 여왕의 즉위와 함께 온건파의 가죽을 벗어던진 아렌델의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이 유명한 책사에 대한 걸 빼놓을 수 없다. 콘실리에레, 아렌델의 머리, 전속 변호사. 그녀를 가리키는 말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 중 단연 특이한 한 가지는 ‘소꿉친구’가 아닐까. 항상 집무실 책상 위에 위스키 한 병을 올려놓는 것도, 서랍 안의 시가가 떨어지지 ...
엘사 아렌델. 모두가 위대한 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눈물 흘릴 때 그 첫째 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나. '가족'을 등진 채 기다란 백금발을 휘날리며 뛰쳐나간 이 자유로운 영혼은 관 아래 누운 제 어머니를 보며 과연 무엇을 느낀 것일까. 길거리의 부랑자에게조차 상냥하던 목소리는 냉정하지 그지없었고, 항상 부드럽게 미소 지을 줄만 알았던 얼굴은 서슬 퍼런빛을...
이두나 아렌델. 이 거대한 나라의 반을 차지하는 모든 이들의 대모(God Mother). 당신이 만약 그 너른 품 안으로 들어가, 온화하며 상냥한 그녀에게 ‘부탁’할 일이 생긴다면 부디 다음의 규칙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첫 번째, 그녀는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 이해심이 많은 그녀는 제 아이들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단 한 가지만은...
단 하룻밤 만에 일어난 극적인 변화였으니, 엘사가 안나의 머리색을 보고 크게 놀란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잠도 덜 깼으면서 입을 떡하니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그 앞에서 티 나게 침을 삼키던 안나가 엘사의 늘어진 티셔츠를 잡아 바짝 당겼다. 쪽.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라도 되는 양 귀엽게 울린 뽀뽀 소리에 두 배는 더 커진 그 파란 눈을 똑바로 ...
※글 분위기가 많이 어두우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벨! 이리오렴, 빨리!” 지겨운 꿈. 아무리 좋게 봐도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벨이 침착하게 부서지는 건물 사이를 걸었다. 헤이즐넛 색 시야 끝에는 간절하게 손을 내밀고 있는 중년의 남성, 제 아버지가 익숙한 하얀 가운을 입은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 당신은 이 일이 모두 부질없는 짓이란 걸...
※글 분위기가 많이 어두우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히어로 빌런 AU 싸이코패스 연구원 벨 x 행동대장 메그 “자기야!” 어두컴컴한 건물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벨이 등을 돌렸다. 그림자 밖에서 번뜩이던 보라색 눈동자의 뒤로 질질 끌리는 거친 철 소리가 귀를 시끄럽게 한다. 한 발자국씩, 모습이 드러나는 실루엣 아래에서 ...
열린 창문 너머로 불어들어온 바람이 한 여름의 후끈한 열기를 식혀준다. 부활동에 너무 집중한 탓일까, 벌써 새빨간 빛을 내고 있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라푼젤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먼저 가버렸으면 어떡하지? 눈앞의 캔버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계속 이어지던 구령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고, 다급하게 짐을 챙겨 도...
“컴퓨터 말이야! 진짜 미치겠다니까? 저 무거운 걸 수리하는 데까지 들고 갈 수도 없고…” [안나, 그러게 야동 좀 작작 보라니까.] “야동 안 봤다고!” 남은 뜬금없이 컴퓨터가 먹통이 돼서 복장이 터질 것 같은데, 핸드폰 너머의 친구라는 놈은 낄낄거리며 날 놀려대기 바쁘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도움이 안 돼요. 며칠 전에 새로 갈았던 것 같은데, 벌써 가...
아마도 내가 그 아이를 신경 쓰기 시작한 건, 그 날이 아닐까 생각한다. “라푼젤이 1등이 아니야? 세상에.” “이번에 1등한 애, 얼마 전에 전학온 걔잖아.” “대단하네, 만년 전교 1등을 이기다니.” 고등학교 2학년 봄, 처음으로 1이라는 숫자를 빼앗긴 그 날.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기분이 안 좋을 정도로 공부에 노력을 쏟는 편이 아니었고...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